2011년 11월 7일 월요일

Hackers - 해커, 그 광기와 비밀의 기록


스티븐 레비의 작품, Hackers.
1970년대 MIT의 최초 해커들부터 하드웨어 해커(80년대), 게임 해커(90년대)로 대변되는 해커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해커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컴퓨터 범죄자가 아닌 해커 자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면 읽을 만 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분이라면 자신과 같은 성향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은 하드웨어 해커 이야기에서 나오는 스티브 와즈와 스티브 잡스의 애플 이야기, 빌게이츠와 홈브루 클럽의 소프트웨어 저작권 이야기 등에 흥미를 얻을 수 있고, 90년대 게임 해커 시대 이야기에선 어린 시절 90년대 초 어드벤쳐 컴퓨터 게임을 즐겼던 사람이 추억을 되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리처드 게리엇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해커 자체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원한다면 역시 해커 문화의 성격과 태동을 다룬 70년대 MIT 철도 클럽(TMRC) 로부터 시작한 해커들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그 해커 문화가 어떻게 비극에 처하고 위험에 빠지는지도 슬프지만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개정본도 나와 있는데, 개정본은 번역본은 아직 없다. 개정본에선 마지막 챕터에서 짧게나마 이후의 동향과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아래는 그중 일부 부분의 발췌.




이들의 단골 식사메뉴는 거의 언제나 중국요리였다. 중국요리는 값싸고 양이 많다는 이점도 있었지만, 그들이 이것을 즐긴 가장 큰 이유는 한밤중에도 배달된다는 점이었다. ... 중국음식은 일종의 시스템이었고 해커들은 마치 새로운 리스프 컴파일러를 발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에 대해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을 발동시켰다. - "그린블러트와 고스퍼", p.102 -



"옛날에 내가 선더랜드 밑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8시부터 5시까지 시계바늘처럼 시간을 지켜 일하는 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곤 했습니다(그것은 해커의 모드, 즉 자유로운 작업 방식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8시부터 5시까지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히피에서 자본가로 혹은 어떤 다른 것으로 변모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는 자신이 배반당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래머들이 무수히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 "마법사 대 마법사", 켄 윌리엄스, p.539 -



"저는 소프트웨어가 소유될 수 있다는 생각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관습이야말로 인류 전체에 대한 사보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이익을 가로막는 저열한 행위입니다."
 - "에필로그 - 진정한 해커의 종말", 리처드 스톨맨, p.563 -


"... 그 책은 '최후의 인디언 이시'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그것은 한 인디언 부족의 마지막 생존자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처음에는 그와 그의 가족들이 있었지만 마침내 그들은 하나씩 하나씩 죽어갔습니다."
 그 마지막 인디언이 느꼈던 감정이 바로 스톨맨의 느낌이었다.
"저는 죽어버린 문화의 최후의 생존자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는 죽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에필로그 - 진정한 해커의 종말", 리처드 스톨맨, p.5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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